창천항로 TVA 3화
(蒼天航路, Beyond the Heavens)
- 하늘의 대의 -
※ 창천항로 TVA (니혼TV, 2009, 총 26화)
: 만화 창천항로 (원안 : 이학인, 작화 : KING GONTA, 총 36권)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유비에게 '삼국지연의 (촉한정통론에 기반한 나관중의 소설)'가 있다면
조조에겐 '창천항로'가 있다고 비유되는 작품.
위나라, 특히 조조에 우호적으로 일정부분이 각색, 가공된 삼국지.
금번 포스팅에 언급될 장면은 창천항로 TVA 3화입니다.
십상시 장양에 의해 살인, 상해, 무단침입 등의 누명을 쓰고 붙잡혀
사법관 교현에게 재판을 받는 조조의 에피소드를 담고있죠.
※ 장양 (생년미상 ~ 189)
(참조 이미지 : 코에이 삼국지 13에서의 장양)
후한 말의 환관. 십상시의 수장으로
탁류파 (부패 신하 세력을 지칭)의 정점.
중국 3대 농민봉기, '황건의 난'이 초래된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간신.
당시 후한의 황제였던 영제를 의도적으로 주색에 빠지게하여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게 만든 후 탁류파와 함께 폭정을 일삼음.
(물론 영제 자신도 관직을 사고 파는 '매관매직'에 직접 나서거나
충언, 직언하는 신하들을 내쫓고 죽이는 등의 암군이었습니다.)
정치에 관심없는 암군
(※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을 지칭)
남몰래 그 암군을 조종하며 온갖 부정부패와 폭정을 일삼아온 환관,
그리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사익을 위해 그들을 뒷받침해온 탁류파 간신들..
왜 포스팅을 했는지 대충 감이 잡히시죠?
암군과 환관, 간신들은 지금 대한민국에도 있으니까요 ^_^
재판을 행하기에 앞서 한마디 하겠다.
나는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다.
※ 교현 (109~183)
- 후한 중기~말기 실존했던 청류파 문관 -
창천항로 세계관에선 공명정대하고 엄격한 재판관으로 각색되었습니다.
내 앞에서 거짓을 말했다간
참수를 면치 못할 것이다.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
(심문 장면 생략)
※ 역사적 사실
실제로 조조는 일찌기 교현을 문안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 교현은 조조의 비범함을 한눈에 알아보고
호평과 진심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죠.
이에 감복했던 조조는 교현 사후로도 번번이 묘소 참배를 했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서 이 일을 부정하는 것은 너 뿐이다.
네 자신만이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혹시... 너 이외의 누군가 이 일을 목격한 자가 있는가?
있소.
누군가 그게?
하늘
수정은 죽고, 호위병들은 입이 봉해졌으며
장양은 거짓만을 토해내고 있으나..
하늘만은 속일 수 없소이다!
하늘...이라고?
인간이 하늘의 뜻을 알 수는 없다!
하늘의 뜻도 모르면서
법을 집행하다니 우습기 짝이 없군!
당신은 법의 정의를 의심하지 않을 터..
그렇다면 법은 언제 정당한 것이오?
법이란 모름지기
하늘의 뜻과 일치할 때 정당한 것!
지금 내게 법에 대해 설교하려는가?!!
너는 하늘을 논하고, 법을 논하고 있다.. 그러나!
하늘은 증언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묻겠다.
하늘이 네게 생명을 준다면
넌 무엇을 하겠는가?
만약 이대로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한조 400년!
황실은 어지럽고 나라는 병들고!
황제는 패기가 없고,
외척과 간신은 날뛰니!
천하는 원한과 불만으로 가득하다!
백성은 굶주리고
탐관오리는 배를 불리니
이것이 어디 사람 사는 세상이라
할 수 있겠는가?!
이를 심판하지않고 바로 잡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정의는 없소!
모름지기 국가란 만민의 대의!
즉, 하늘의 대의!
그러나 지금까지 대의로
세상을 다스린 패자가 없었으니..
이 조조, 비록 지금은 패자가 아니나
하늘의 대의를 알고 있소이다!
하늘이 기회를 주신다면..
나 조조 맹덕,
천하를 다스리겠소!
※ 역사적 사실
조조는 유교사상이 만연하던 시대에도
철저한 법치주의를 통한 정치, '법가'를 지향했던 인물이었습니다.
비록 창천항로에선 교현의 신분이 재판관으로 각색되고,
장양의 모함으로 인한 재판 자체가 허구여서
실제 조조가 작중과 같은 말을 했을리는 없겠지만
나름 인물 고증을 거친 대사임엔 틀림없죠.
이 법의를 걸치라.
내 이름은 사법관 교현.
너는 장차 씨앗이 될 인물이다.
그 씨앗이 어떤 열매가 될지는 모르나,
적어도 세상에 이름을 남길 터.
네 말대로 지금 세상은 난세이다.
과연 그대는 영웅이 되어
난세를 평정할 인간이 될 것인가?
아니면 난세의 간웅이라 불리울
인간이 될 것인가? 어쨌든!
하늘의 뜻과 하나가 된 이를
단죄하는 것은 나의 임무가 아니다!
그 임무는 하늘에 맡긴다!
가거라 조조 맹덕!
실제 삼국지 정사에 존재하는 '조조의 교현 문안'과
그에 따랐던 '교현의 인물평' 기록을 창천항로 스토리상 흐름에 맞게
재판장에서의 대면으로 각색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인물을 보며 하늘의 대의를 파악해낼 수 있었던 공명정대한 교현처럼..
대한민국 검찰은 과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일부 부패한 고위층들이 초래한 작금의 사태들에 대해
하늘의 대의를 파악해낸 결과를 이끌어낼까요?
※ 참조 : 창천항로 작화가 킹곤타가
직접 그려낸 조조와 역대 위국 주요 가신들
보통은 만화에서 연출하기 힘든 역동성과 소리, 채색 등을
구현하기위해 제작되는 것이 애니메이션이지만
창천항로 애니의 경우는 애니메이션판이 되려
원작의 섬세한 작화와 시적인 서사, 파격적인 연출을 따라가지 못해
조기종영하게된 드문 사례를 갖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애니판의 전투씬 연출이 가장 실망스러웠습니다.
(원작의 발끝에도 못미치는 CG 군대의 어설픈 움직임은 정말..)
드래곤볼의 프리저 담당 성우로 유명한 나카오 류세이가
나레이션 전반을 담당한 것을 포함해 초호화 성우진을 기용했음에도
일본 현지 팬들의 반응조차 혹평 일색이라 2기 제작을 포기할 정도였죠.
<기동전사 건담 디 오리진 OVA>처럼
시간을 충분히 두고 정성들여 제작할게 아니라면
창천항로 애니메이션화에 더 이상의 희망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고로 조조가 주인공인, 위국 중심의 각색 삼국지를 보고 싶다면,
창천항로 애니판이 아닌 만화판으로 감상하시길 추천합니다.
창천항로 TVA 3화
(蒼天航路, Beyond the Heavens)
- 하늘의 대의 -
그래도 고릴라가 가장 좋아하는
삼국지 인물은 관우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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