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We Bought a Zoo, 2011)
- 20초의 용기 -
따뜻하고 잔잔한 휴먼 드라마 연출에 도가튼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2011년 연출작,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는
실존하는 '다트무어 동물원'의 소유주인
벤자민 미의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실제 다트무어 동물원은 영국 잉글랜드 남서부 데번 주에 있지만
영화에선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것으로 각색되었죠.
카메론 크로우 감독은 작 중의 대사를 통해
자신이 연출하는 작품의 주요 주제를 곧잘 드러냅니다.
그의 대표 연출작 중 하나인 <제리 맥과이어, 1996>에서도
'떼돈 벌게 해줘! (Show me the money!)'라던가,
'넌 나의 콴이자 영웅이야!
(You are my ambassador of Quan!)'
'당신이 날 완성시켜줘요. (You complete me.)' 등과 같이..
유쾌한 가운데 핵심을 품은 대사들을 통해
'사람이 먼저다'라는 주제를 효율적으로 표현한 바 있죠.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역시도 <제리 맥과이어>에 버금갈만큼
기억에 남는 대사들이 제법 많은 가운데,
극중 맷 데이먼이 연기하는 주인공 벤자민이
자녀들에게 '20초의 용기'에 대해 얘기해주는 상황도
그렇게 가슴을 울리는 대사로 마무리되는 훈훈한 명장면입니다.
자, 여기다!
※ 벤자민 미
(배우 : 맷 데이먼)
-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샀더니 동물원이 딸려와
얼떨결에 경영하게된 전직 칼럼니스트 -
엄마가 바로 저기 있었지..
※ 딜런 미
(배우 : 콜린 포드)
- 벤자민의 아들 -
: 엄마 캐서린과 사별 후 사춘기가 심하게 와버린
질풍노도의 홈스쿨링 청소년.
너희 둘이 세상에 태어날 가능성은
바로 저 곳에서부터 비롯되었어.
아빠가 얘기해주는 거 좋아.
※ 로지 미
(배우 : 매기 엘리자베스 존스)
- 벤자민의 딸 -
어째 오빠인 딜런보다 더 점잖은 소녀.
이건 그 얘기들의 전 얘기란다.
바로 너희들의 시작이니까..
이 얘기는 엄마를 처음 만났을 때 이야기야.
엄마는 바로 저기 저 의자에 앉아 있었어.
※ 창가의 비어있는 테이블을 가리키는 벤자민
잠깐 여기서 기다려봐!
아빠...?
자! 그러니까 걷고 있다가..
엄마를 봤고 말 그대로 이렇게,
이렇게 멈춰 섰지!
그리고선 생각했지 "오, 신이시여.."
"여태 살면서 보았던 사람 중
가장 아름다운 여성입니다!"
난,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말을 걸어 본 적이 없었지만
그녀가 바로 여기 있었어!
그래서 난 나에게
20초의 용기를 주기로 했단다!
간다!!
레스토랑에 들어와서는
완전 겁먹어 있었지..
솔직히 말해서..
다시 나갈까하고도 생각했었단다.
하지만 그녀가 닿을만큼 가까이,
바로 저기에 있었어!
아직 날 보지는 못했고..
내겐 아직 15초의 용기가 남아있었어!
...용감하게 그녀에게 다가가서..
난 이렇게 말했단다.
뭐라고 말했는데?
난...
.....
※ 사별한 아내, 캐서린과 첫만남의 추억이 어린 장소 앞에서
감정이 북받쳐올라 잠시 목이 메었던 벤자민.
"실례합니다!"
....?
※ 벤자민이 아내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었던 한마디,
'실례합니다'를 말한 그 순간, 기적이 벌어집니다.
※ 캐서린 미
(배우 : 스테파니 스조스택)
- 벤자민의 아내. 미 가족의 사랑하는 엄마 -
#아이언맨3, #R.I.P.D 유령퇴치 전담반
사별한 아내가, 그것도 생전 즐겨 앉아있던 자리에
처음 만났을 때의 그 모습 그대로 나타난..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상황에 벤자민은 잠시 당황하지만..
자신이 그렇게도 좋아했었던 캐서린
특유의 그 부드럽고 따뜻한 미소를 보며..
벤자민은 눈 앞에 나타난
행복한 기적을 이내 받아들입니다.
안녕, 엄마..
다행스럽게도 캐서린의 모습은
딜런과 로지에게도 보여..
엄마.. 안녕?
딜런과 로지는 캐서린이 살아있던 시절,
화목했던 가족의 아들과 딸로서
너무도 오랜만에 만난 엄마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죠.
훈훈한 잠깐의 가족 상봉이 끝난 후,
벤자민은 원래의 첫 만남에서 캐서린에게 건냈었던
대화를 다시금 이어나갑니다.
"어째서 당신같이 멋진 여자가.."
"나같은 남자와 대화를 하는거지?"
......!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캐서린의 답은,
지금의 벤자민 가족을 있게해주었음은 물론,
다트무어 동물원도 다시금 살게 만든 삶의 원동력으로서
영화 전체의 주제를 관통하는 문장으로 작용합니다.
"안될 게 뭐 있어? (Why not?)"
※ 긍정의 힘 + 찰나의 용기
= 기적같은 이야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15년 연출작, <스파이 브릿지>에서
소련 스파이 아벨(배우: 마크 라이런스)이 즐겨 사용한 말인,
'걱정한다고 도움이 될까요? (Would it help?)'와도
비슷한 느낌의 명대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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